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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옥이의 찬란한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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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7,392회 작성일 18-03-07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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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옥이의 찬란한 꿈!


 


여옥야!(가명) 너 지금 뭐 하고 있니?


아이는 책상 앞에서 몇 시간째 무언가를 열심히 적고 있다.


 


자립해서 저 혼자 식사를 만들어 먹어야 할 것 같아 식단표를 짜고 있어요


 


"어이구 여옥야! 네가 식단표대로 해 먹을 수 있을 것 같니


ㅎㅎ 라면이라도 잘 끓여먹고 다니면 다행이다 이 녀석아!ㅎㅎㅎ


 


아이의 얼굴은 요즈음 늘 맑음이다.


3년 내내 입시앓이를 하였지만 마음대로 성적은 나오지 않았다.


자꾸 떨어지는 성적의 압박과 늘 아이의 가슴을 답답하게 하였던, 적어도 다른 평범한 아이들은


크게 고민하지 않아도 되는 부분들까지 아이의 어깨에는 늘 무거운 짐이 올려 있었기에 


갑자기 짜증이 날 때마다 아이는 돌발적인 행동으로 우리를 늘 긴장하게 하였었다.


 


1년 전, 아이와 나는 굳게 약속을 하였었다.


1년만.... 1년만 고생하자고..!


대학에 들어가면 주변의 친구들이 바뀔것이고 친구가 바뀌면 


환경이 바뀌어 지고 환경이 바뀌어 지면


 너의 인생이 변할테니 눈 딱 감고 1년만 고생하자고 하였다.


 


그 약속을 지키려고 노력을 하는 아이의 간절함이 하나님께서 들으셨는지 


아이의 성적으로는 합격하기 쉽지 않은 대학교 간호학과에 합격이 되었다.


아이와 우리는 환호를 하였다. 그리고 진심으로 감사의 기도를 드렸다.


이제 아이는 매일 매일이 행복한가보다.




 


우리는 그 아이가 행복해 하는 것을 보고 있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즐거웠다.


부모님의 이혼으로 어린시절 부터 외롭게 보냈고 가정폭력으로 쉼터를 거쳐 이곳 


해피홈에 오기까지 아이는 얼마나 많은 눈물을 흘렸을까!


 


어린 아이로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고통으로 아이는 오랫동안 


폭력의 트라우마로 많이 고통스러워 하였었다.


그래서 행복은 자신과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며 스스로 자존감을 떨어트렸던 아이였는데 


그런 아이가 서서히 자신감을 되찾기 시작하였다.


 


여옥이는 이제 며칠 있으면 3년 동안 살았던 이곳을 떠나게 된다.


LH 임대주택에서 아이는 처음으로 자신의 둥지를 틀게 되었다..


보송보송한 새이불, 새침대, 세탁기,냉장고,TV,책상 모든 게 다 새것인 그 보금자리에서 


아이는 매일 시뮬레이션으로 가구를 이리저리 옮겨 놓는 놀이를 하고 있다.


 


아이의 입가에는 요즈음 미소가 떠나질 않고 있다.


그런데 나는 왠지 쓸쓸하다마치 딸을 시집보내는 친정어미의 복잡한 마음이 되어 


방안 가득하게 쌓아놓은 아이의 짐들을 심란한 마음으로 생경스럽게 바라보고 있는 중이다.


아니, 어쩜 나는 지금 아이의 저 찬란한 미소를 시샘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대전해피홈 아동사진.jpg




 


_박진희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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